아프가니스탄 음악: 루밥, 가잘, 아탄, 지역 전통을 듣는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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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02

아프가니스탄의 음악 지도

아프가니스탄의 음악 지리는 도시와 계곡, 이동로와 공동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소에는 고유한 레퍼토리가 흐른다. 행정구역의 경계가 소리의 경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차이를 듣기 시작하기에 장소만큼 확실한 실마리도 없다.

카불: 카라바트와 방송 무대

카불은 전문 공연과 전국 방송의 주요 중심지로 성장했다. 카라바트는 음악가들의 거리이자 전문 음악인 가문들의 연결망, 레퍼토리와 기량이 세대를 건너 전해지던 사회적 세계로 기억된다. 이곳의 음악가들은 시와 아프가니스탄 각지의 선율, 북인도 라가와 탈라에 연관된 음악 개념을 함께 다루었다. 궁정과 도시에서 닦인 연행 관습은 마이크, 스튜디오 시간표, 더 넓은 대중이라는 새로운 요구와 마주했다.

훗날 라디오 아프가니스탄으로 이름을 바꾼 라디오 카불은 이 음악을 수도 너머 먼 곳까지 실어 날랐다. 스튜디오는 가수와 기악 연주자, 편곡자를 한데 모으고, 작품을 줄이거나 다시 구성했으며, 여러 지역의 음악을 하나의 전국 방송 편성 안에 배치했다. 그 결과는 세련되고 영향력 있는 경우가 많았다. 카불의 한 목소리가 멀리 떨어진 가정에도 친숙해지고, 방송을 위해 만든 앙상블의 소리가 청자들이 아프가니스탄 대중음악을 상상하는 방식의 일부가 되었다. 한편 라디오에 남은 것은 기관이 선택했고 녹음할 수 있었던 음악뿐이다. 그 아카이브는 카불을 중심으로 난 풍성한 창이지, 나라 전체를 축소해 놓은 모형은 아니다.

헤라트: 류트와 목소리, 음악이 깃든 방

이란과 중앙아시아에 인접한 헤라트의 지리는 현지 장인의 솜씨뿐 아니라 이동이 빚어낸 음악 생활에도 배어 있다. 1970년대의 녹음과 현지 연구에는 전문 앙상블, 가정 공연, 그리고 두타르·루밥·하모니움·타블라 같은 악기를 중심으로 한 레퍼토리가 기록되어 있다. 헤라트식 두타르는 시간이 흐르며 구조와 현, 연주법이 달라졌다. 이 지역의 역사는 중앙아시아 전역에서 익숙한 악기 이름에 헤라트만의 억양을 부여한다.

여성들의 음악 네트워크는 이곳을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역사 기록에는 전문 또는 비전문 여성 음악가들이 의례와 가정 행사, 사적인 모임에서 공연하고, 노래가 라디오와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서도 퍼져 나간 모습이 나타난다. 방이라는 공간은 누가 연주하고 누가 들으며 어떤 레퍼토리가 등장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헤라트 음악을 남성 콘서트 연주자만으로 들으면, 친밀하면서도 음악적으로 풍성한 이 세계를 놓치게 된다.

북부: 담부라와 수많은 지역의 목소리

아프가니스탄 북부를 하나의 ‘북부 양식’으로 환원할 수는 없다. 마자르이샤리프, 쿤두즈, 발흐, 파리야브를 비롯한 여러 지역은 성악, 장경 류트, 찰현악기, 관악기, 북을 저마다 다르게 조합해 왔다. 담부라는 넓은 지역에서 쓰이지만 조율과 구조, 레퍼토리는 공동체마다 달라진다. 군더더기 없는 음색은 직설적이고 리듬이 집요한 노래를 받쳐 준다. 그러나 결혼식과 찻집, 소규모 모임 등 악기를 둘러싼 사회적 맥락이 달라지면 공연의 성격도 달라진다.

북부 음악을 구체적으로 만나기에 좋은 출발점은 1996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녹음되어 2002년 The Silk Road: A Musical Caravan에 수록된 “Mizghan-i Siyah (Black Eyelashes)”다. 무함마드 라힘 타하리가 노래하며 담부라를 연주하고, 파키르 무함마드가 레밥, 바하우딘이 탄부르, 말랑 네즈라비가 제르바갈리로 합류한다. 노래로 부르는 2행 시구와 기악 대목을 번갈아 잇는 구성은 널리 알려진 사랑 노래를 북부의 결혼식과 찻집에서 들을 법한 음악의 응축된 초상으로 바꾼다.

기착 역시 하나의 고정된 악기라기보다 악기 계통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기착이라 불리는 찰현 류트는 몸통과 재료, 연주법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음반 목록에 적힌 영문 철자보다 개별 악기와 연주자, 지역이 훨씬 많은 것을 말해 준다.

바다흐샨, 하자라자트, 동부 계곡 지대

아프가니스탄의 바다흐샨은 판지강 건너편까지 이어지는 더 넓은 역사적 지역의 일부다. 이 지역을 다룬 기록에는 담부라, 하모니움, 프레임 드럼, 종교 노래, 시, 사적 모임이 서로 맺어 온 관계가 나타난다. 강 건너 파미르 전통에서는 다른 악기 조합을 쓰기도 한다. 양쪽의 연결은 분명하지만, 타지키스탄 호로그에서 이루어진 녹음은 아프가니스탄 현지 녹음이 아니다. 크레디트에 적힌 장소가 달라지면 음악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달라진다.

하자라자트와 바미안에서는 하자라족과 하자라기어권 연주자들 사이에서 담부라가 강한 존재감을 보인다. 현대 가수와 축제 무대는 이 음악의 일부를 더 넓은 청중에게 알렸다. 담부라는 강력한 입구이지만 수많은 목소리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카불이나 이란, 유럽, 북미로의 이주는 청중과 제작 방식 모두를 바꾼다.

사람의 이름을 더하면 이 지역 지도에도 구체적인 표정이 생긴다. 사프다르 타와콜리의 노래와 담부라는 바미안 및 하자라기어 레퍼토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미르 마프툰의 Watan Ast Badakhshan은 한 현대 가수를 바다흐샨의 맥락 안에 또렷이 놓는다. 헤라트에서는 “Jâm-e Nârenji”를 연주한 앙상블이 모함마드 사데크 볼볼의 목소리에 라힘 후슈나와즈의 루밥, 가다 모함마드의 두타르, 나임 후슈나와즈의 타블라를 잇는다. 한 지역의 군더더기 없는 류트 독주와 다른 지역의 촘촘히 맞물리는 도시 앙상블 사이의 대비가 즉각 귀에 들어온다.

1970~1971년의 역사적 녹음은 동부 계곡 지대를 또 다른 방식으로 세밀하게 보여 준다. 파샤이어로 된 노래와 춤곡의 기록에는 마을과 시인, 도제, 박자, 그리고 북·더블 리드 관악기·지역 류트 같은 악기가 명시되어 있다. 특정 시대의 초상이라는 한계를 지니면서도, 이름이 남은 공연들의 생생한 에너지를 보존한다.

누리스탄은 음악 지도에서 따로 자리를 내주어야 할 지역이다. 1960년대 이곳에서 이루어진 현지 녹음은 훨씬 방대한 아프가니스탄 지역 음악 아카이브의 일부이며, ‘동부’라는 뭉뚱그린 범주에 무심히 넣어서는 안 될 소리 세계를 기록한다. 누리스탄의 성악 관습, 목제 악기, 앙상블의 질감에는 지역 언어와 계곡, 연행 환경이 반영되어 있다. 이곳을 대표하는 하프인 와지는 특히 독특하다. 뜯은 현의 울림이 루밥의 가죽 울림판에서 나오는 타격감보다 가볍고 탁 트여 있다. 따라서 누리스탄의 녹음은 지도 위의 지역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현악기가 어떤 재료와 소리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라는 생각 자체를 넓힌다.

파슈툰의 전통과 국가 무대에서 만나는 아탄

아탄은 파슈툰족의 사회적 전통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의 국민무용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이름은 지역별 변형과 성별에 따라 다른 연행 환경, 변화하는 앙상블, 디아스포라의 형태를 모두 포괄한다. 야외에서는 북과 관악기가 춤을 힘차게 몰아가고, 라디오나 콘서트 버전에서는 같은 큰 틀의 발상을 무대에 맞게 편곡할 수 있다. 속도와 원무, 몸짓, 음악적 추진력은 한 덩어리로 움직이며, 아탄의 국가적 상징성 곁에는 지역에 깊이 내린 뿌리가 함께 놓인다.

이 지도는 정지된 그림보다 움직임으로 상상할 때 가장 잘 보인다. 음악가가 지방에서 카불로 이동하고, 지역 노래가 라디오 편곡에 들어가며, 카세트가 페샤와르로 건너가고, 한 가족이 레퍼토리를 캘리포니아나 빈으로 가져간다. 장소는 음악에 세부를 부여하고, 이동은 그 세부들이 어떻게 만나는지 설명한다.